시리아 반군, 하마 장악… 알아사드 정권 최대위기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알샴(HTS)이 이끄는 시리아 반군이 북부 제2 도시 알레포 점령에 이어 중부 거점 도시 하마를 장악하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하마를 점령한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향해 남진을 계속하자, 일부에서는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권을 지탱해 온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 약화 속에서 시아파 중심의 알아사드 정부는 수니파 다수 국민들의 반발과 반군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상황이다.

HTS 지휘관 하산 압둘 가니는 성명을 통해 반군이 하마 시내로 진입했음을 선언하며 하마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수백 명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도 하마가 반군에게 점령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도시 내 주둔 부대들을 외곽으로 재배치했다고 발표했다. 하마는 인구 100만 명의 전략적 요충지로, 알레포와 다마스쿠스를 연결하는 중요한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하마 점령은 반군이 내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해당 도시를 장악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알레포와 하마를 잃으며 알아사드 정권은 내전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다린 칼리파 선임 고문은 "반군이 현재 속도로 홈스까지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다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역시 시리아 정부군의 방어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무너지고 있음을 주목하며 정권 붕괴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이러한 패퇴는 주요 지원국인 러시아와 이란이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 개입하며 시리아에 대한 지원을 줄인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의 개입 축소는 반군에게 공세를 강화할 기회를 제공하며 정권의 약점을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시리아 내전은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군사적 문제를 넘어 민간인들의 대규모 피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 발발 이후 13년간 60만여 명이 사망했으며, 660만여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관련 당사자가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시리아 내전의 격화는 단순히 지역적 갈등으로 그치지 않고, 국제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맞물려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알아사드 정권 붕괴 가능성이 커질수록 시리아 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주변 강대국들의 개입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동의 정치적 지형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향후 상황은 반군의 공세와 알아사드 정권의 대응, 그리고 러시아와 이란의 개입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중재와 인도적 지원이 시급한 가운데, 시리아 내전의 종식과 평화 정착을 위한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전의 장기화는 더 많은 민간인 희생을 초래할 뿐 아니라, 지역 및 국제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