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에도 한층 불투명해진 가자지구 미래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416일간의 무력 충돌을 멈추고 27일(현지시간) 휴전을 시작했다. 이번 휴전 협정은 양측이 60일간 교전과 공습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영토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30km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병력을 이동하기로 합의했다. 휴전은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성사되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공식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 내각을 통해 휴전안을 최종 승인했지만, 이번 합의가 갈등의 종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으로 재무장할 가능성이 크며, 이를 감시할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의 역량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협정에 헤즈볼라가 재무장 시 군사적 대응을 할 권리를 명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어기면 모든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휴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헤즈볼라의 군사적 약화가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의 통신망을 파괴하고, 30년간 조직을 이끌어온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며 조직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헤즈볼라의 이러한 손실은 협상 테이블에서의 입지를 좁혔고, 이스라엘이 이를 기회로 삼아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의 정치적 위기와 국제적 지지 확보 필요성이 휴전 성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가자지구에서의 갈등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적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극우 연정은 하마스와의 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더욱 고립시키고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헤즈볼라가 사라지면 하마스는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철수와 인질 석방, 이주민 귀환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은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이루어졌지만, 가자지구에서는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와의 제한적 휴전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인질 석방과 같은 단기적 목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는 인도적 지원과 추가적인 휴전 협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번 휴전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데 성공했지만,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헤즈볼라의 재무장 가능성과 가자지구에서의 지속적인 분쟁은 여전히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중재와 지역 간 협력이 없다면, 이번 휴전은 단기적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