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등장한 해리스…“전례없는 성과” 강조하며 ‘자축’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3주 만에 처음으로 공개 행보에 나서며 지지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이 메시지가 선거 패배에 대한 성찰 없이 자축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내부와 보수 진영 모두에서 해리스의 리더십과 캠페인 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며, 그의 정치적 미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화상회의를 통해 대선 기간 동안 활동한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도 있었다"고 말하며 특히 15억 달러에 달하는 소액 기부금을 모금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역사적인 기록"으로 자평하며 캠페인 성과를 부각했으나, 패배 원인에 대한 성찰이나 문제 해결 방안을 언급하지 않은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해리스의 캠페인 전략이 지적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문제를 이유로 후보직에서 물러난 후, 해리스는 선거 3개월 전 갑작스럽게 선거운동을 시작해야 했다.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해리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7개 경합주를 모두 내주는 등 큰 차이로 패배했다. 캠페인 메시지의 부실함, 유권자들과의 소통 부족, 그리고 자금 운영 문제 등이 선거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감사 메시지가 선거 패배에 대한 분석이나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재정 담당자인 린디 리는 "캠페인은 형편없는 결과를 냈으며, 이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거 이후에도 지지자들에게 기부를 요청하고 있는 캠페인의 행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리스 캠페인이 약 200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부 요청은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메시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다. 전 폭스뉴스 앵커 빌 오라일리는 해리스의 캠페인을 "성적 부진으로 유명한 뉴욕 제츠와 같다"며, 실패를 자축하는 모습이 터무니없다고 조롱했다. 이러한 반응은 보수 진영에서 해리스의 리더십과 정치적 역량에 대한 신뢰 부족을 보여준다.

대선 패배와 후속 행보는 해리스 부통령의 리더십과 민주당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선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수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주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캠페인 운영 실패와 내부 비판 속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내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향후 행보에서 선거 패배를 단순히 지나치지 않고 이를 발판 삼아 민주당의 혁신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그의 메시지가 당의 재건과 정치적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