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치보복 가능성에…바이든 백악관 ‘선제적 사면’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자신의 정적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전·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사면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 논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 그가 벌일 수 있는 수사와 정치적 보복에서 자신의 진영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사면 대상은 아직 기소되지 않은 인물들까지 포함되며,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적 위협에 대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 논의가 시작된 배경을 "트럼프의 보복 위협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면이 진행될 경우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트럼프 측의 반발이 예상되며, 이는 백악관 내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사면 논의는 에드 시스겔 법률고문이 주도하고 있으며, 제프 자이언츠 비서실장을 비롯한 몇몇 백악관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이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사면 대상자로는 트럼프의 반대파로 알려진 정치인들과 공공보건 관계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에는 1·6 의사당 폭동 특위 위원인 애덤 쉬프 하원의원,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앤서니 파우치 전 NIAID 소장 등이 포함된다.

브랜던 보일 민주당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포괄적인 사면을 촉구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보복 위협이 단순한 가상적 위협이 아니라 실제적인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긴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트럼프가 취임 후 정치적 보복을 벌일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중에도 정적들에 대한 강력한 보복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복수가 정당화될 수 있다"며, "나는 정적들을 추적할 모든 권리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던 그의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가 거론한 보복 대상에는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공격적인 발언들도 이어졌다.

특히, 트럼프는 해리스 부통령을 국경 통제 실패를 이유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게도 공개적인 군사 재판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에 대해 "감옥에 가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위협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들은 향후 그가 취임 후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보복을 실행할지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각시켰다.

사면 논의에 대해 일부 대상자들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애덤 쉬프 의원은 "방어적이고 불필요하다"며, "그렇게 하지 말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정치인들은 사면이 오히려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백악관이 모든 인사를 일괄적으로 사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연방 헌법은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사면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기소되지 않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사면 대상은 이 범위 내에서 충분히 가능하며, 역사적으로도 전직 대통령들이 이 권한을 행사한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면 논의는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과 그에 따른 정치적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얽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