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바라기’된 中 정재계…트럼프 대중정책 바뀔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중요한 중재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트럼프 캠페인에 막대한 선거자금을 지원하며 주요 지지자로 자리 잡았고, 동시에 중국에서의 사업적 유대를 통해 중국 당국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대중 정책을 완화하려는 시도에 머스크를 활용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최대 생산 거점으로, 연간 9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며 중국 내에서만 올해 10월까지 5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머스크가 중국 시장에 강한 의존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 4월, 머스크는 중국을 방문해 리창 총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 회동하며 양국 간 경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리 총리는 머스크를 “오랜 친구”로 칭하며 긍정적인 관계를 부각시켰습니다.

머스크의 비즈니스 중심적 접근 방식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중 정책 조정의 중요한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중국 싱크탱크 CCG의 왕후이야오 이사장은 머스크와 같은 비즈니스맨이 트럼프와 중국 간 거래를 중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고려할 때, 머스크는 대중 관계를 조정하며 협상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머스크의 역할이 중국과 트럼프 행정부 모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대중 강경책을 강화한다면,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 규제 당국은 테슬라의 차량 영상 촬영 기능을 제한하거나 자율주행 기술인 FSD(Full Self-Driving)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이는 테슬라의 중국 내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틱톡도 머스크와의 관계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정책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틱톡 CEO 추쇼우즈는 머스크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미국 내 틱톡 운영 방안과 기술 정책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협력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구체적인 결과는 도출되지 않았습니다.

머스크와 중국의 협력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트럼프의 대중 정책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가 테슬라의 사업 확장과 대중국 관계를 유지하려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중국 당국의 신뢰를 유지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양국 간 갈등을 완화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그의 사업적 이해관계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정책이 충돌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 간 관계에서 머스크의 행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정책 변화와 국제 정세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