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하마도 점령…알아사드 정권 붕괴 가능성 확대

시리아 반군이 중부 거점도시 하마를 장악하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를 향한 반군의 진격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제위기그룹(ICG)의 다린 칼리파 선임고문은 반군의 현재 기세가 알아사드 정권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군이 이 속도로 홈스로 진격해 점령한다면 알아사드 정권 붕괴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홈스는 수도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마지막 주요 도시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이번 반군의 하마 점령은 특히 시리아 정부군에게 심각한 타격으로 평가된다. 하마는 인구 약 100만 명의 대도시로, 반군이 지난주 알레포를 탈환한 이후 수도로 향하는 주요 관문 역할을 해왔다. 하마가 반군 수중에 들어간 것은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며, 이는 알아사드 정권의 군사적 통제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아사드 정권의 약화는 후원 세력인 러시아와 이란의 내부적 불안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원이 분산된 상태이고, 이란의 대리세력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교전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시리아 내 반군에 대한 지원과 견제가 약화되며, 반군이 더욱 강력한 군사적 행보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반군 지도자 아부 모하메드 알 졸라니는 영상을 통해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포함한 주요 도시로 계속 진격할 것임을 선언했다. 그의 주장은 시리아 반군의 군사적 자신감과 결속력을 보여준다. 터키와의 국경에 인접한 이들리브주에서 HTS가 구축한 경제적 기반은 무역과 자원 축적으로 이어졌고, 이는 군사력 강화와 세력 확장으로 연결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민간인 피해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하마에서 철수했으나, 이는 사실상 반군에 의한 도시 점령을 인정한 셈이다. 반군은 하마 내 주요 군사시설과 공군기지를 장악하고, 교도소 수감자 수백 명을 석방하며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반군의 점령 이후 도시 내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군의 진격에 따라 국제사회도 시리아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다마스쿠스 주재 대사관을 통해 자국민들에게 시리아를 가능한 한 빨리 떠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시리아의 안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도달한다면, 시리아 내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반군의 진격을 저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저항이 없다는 점에서 알아사드 정권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하다. 국제사회와 시리아 내부 세력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알아사드 정권의 생존 여부는 향후 중동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