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러, 패배하지 않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쓸 준비 돼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를 이루려는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조치든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러시아가 최근 시험 발사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쉬니크'(Oreshnik)를 이러한 의지의 신호로 언급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지난 몇 주 동안 발사된 오레쉬니크가 마지막 경고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졌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미사일 시험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한 이후에 이루어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잘못된 결론을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요한 결론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안보 이익을 존중하는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헤르손, 루간스크, 자포리자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러시아에 양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적으로 지칭하지 않으면서도, "나는 그가 매우 강한 사람이며, 결과를 원하는 사람으로, 어떤 일이든 미루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중동 및 시리아 문제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군사 작전에 대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집단적 처벌을 가하며 국제 인도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리아에서의 폭력 사태가 고조되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6일 튀르키예 및 이란 관계자들과 회담을 통해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