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때린 머스크…무기산업에 눈 돌리는 AI 기업들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방위산업 분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며, AI 기술이 군사적 활용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I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는 실드AI와 함께 AI 기반 무인기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두 회사는 무인기의 감지 및 정보 수집 능력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실드AI의 브랜던 쩡 회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전장에서 AI 기술이 기존의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술은 단순히 근거리 센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더 먼 거리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는 AI를 활용한 무인기 시스템이 전쟁 수행 방식을 혁신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방위산업체 안두릴 인더스트리즈와 손잡고, 미군의 드론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에 나섰다. 이들은 오픈AI의 AI 모델을 활용해 드론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대응하는 대무인항공기시스템(CUAS)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앤스로픽과 메타플랫폼 같은 주요 AI 기업들도 미군과의 협력을 통해 AI 기술을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군이 중국과의 군사적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또한, 기존 방산업체들이 제공하는 고가의 무기 대신 첨단 기술 기업의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군비 지출을 전환하려는 미국 정부의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미 국방부는 무인항공시스템(UAS)이 현재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 시스템 기술을 군 구조 개혁과 병력 활용의 핵심 요소로 삼겠다고 밝혔다.

AI 기술이 방위산업에 도입되면서 비용 효율성과 성능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정부효율성위원회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미 국방부의 고비용 방산 시스템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F-35 전투기를 "비싸고 복잡하며, 모든 것을 조금씩 할 수 있지만 어느 것도 뛰어나게 잘하지 못하는 기체"라고 비판하며 유인 전투기 개발의 효율성을 지적했다.

AI의 전장 활용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AI가 군사적 활용에서 치명적 오류를 초래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팔란티어와 실드AI는 AI 기술이 표적을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겨냥할 수 있게 해 서방 동맹국들의 방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기술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내 AI와 방위산업 간 협력이 점차 강화되면서, AI 기술이 군사적 경쟁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첨단 기술의 군사적 활용과 이에 따른 윤리적, 법적 문제들이 향후 주요한 논의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