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야생새 74살 앨버트로스, 새 짝과 또 '출산'

올해 74세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조류로 알려진 레이산 앨버트로스 ‘위즈덤’이 또다시 알을 낳으며 감동을 선사했다. CNN은 5일(현지시간) 하와이 군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미드웨이 환초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위즈덤이 새로운 짝과 함께 알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위즈덤이 여전히 활발한 생식 활동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희소식이다.

위즈덤의 최근 산란 소식은 보호구역 관계자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존 플리스너 보호구역 관계자는 이를 "특별한 기쁨"으로 표현하며, 위즈덤이 낳은 알이 성공적으로 부화할 가능성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즈덤의 알 품는 모습을 공유하며 "그녀가 또 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위즈덤은 1956년 처음 발견되어 발목에 인식표를 단 이후로 학계와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 발견 당시 최소 5살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60개 이상의 알을 낳고 30마리 이상의 새끼를 길렀다고 알려졌다. 레이산 앨버트로스는 태어난 둥지를 떠난 뒤 약 5년 후 성체가 되어 돌아오는데, 위즈덤이 식별 띠를 단 것도 이 시기였다.

특히 위즈덤은 2006년부터 매년 같은 짝인 ‘아케아카마이’와 함께 미드웨이 환초를 찾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그러나 아케아카마이는 2021년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위즈덤이 이번에는 새로운 짝과 함께 알을 낳게 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위즈덤이 환경 변화 속에서도 생존과 번식을 지속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된다.

레이산 앨버트로스는 일반적으로 한 번에 하나의 알을 낳으며, 약 7개월 동안 알을 품는다. 부화 후, 새끼는 어미의 보호를 받으며 5~6개월이 지나야 바다로 날아갈 수 있다. 레이산 앨버트로스의 날개폭은 약 1.8m에 달하며, 성체가 되면 연간 8만㎞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즈덤은 지금까지의 비행거리만으로도 달까지 여러 차례 왕복할 수 있을 만큼의 거리를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레이산 앨버트로스의 평균 수명은 12~40년으로, 위즈덤의 사례는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특히, 많은 앨버트로스가 먹이로 오인한 플라스틱을 삼켜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아 위즈덤의 생존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위즈덤이 이러한 환경적 위험을 극복하며 장수한 점을 특별한 사례로 평가한다.

위즈덤의 이야기는 단순한 자연의 기록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녀의 생존과 번식은 인류가 자연을 보존하고 환경 파괴를 줄이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킨다. 위즈덤은 단순한 조류가 아닌, 지구의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삶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