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공동 대통령?…갈수록 입김 세지는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정부 인선 과정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판하며 암묵적으로 트럼프의 경제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의견을 내놓았다. Fed 대신 장난감 예측 공인 '매직8볼'이 더 나을 수 있다는 머스크의 농담은 그의 팔로워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Fed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

머스크의 행보는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차기 재무장관으로 거론되는 후보들 중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CEO를 지지하며, 러트닉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룰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무장관 자리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머스크는 관세 정책에 대해 트럼프와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며 트럼프와의 의견 충돌을 암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비즈니스 이익을 챙기기 위한 정책적 기반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차기 정부의 교통부는 완전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를 우선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자율주행차량 규제를 완화하면 머스크의 '로보택시'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교통부 장관 후보로는 스페이스X 투자자이자 전 우버 임원인 에밀 마이클이 거론되고 있어, 머스크의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선에서도 머스크와 가까운 인사가 포함되었다. 트럼프는 브렌던 카 FCC 위원을 FCC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브렌던 카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검열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머스크가 인수한 X 플랫폼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카는 과거에도 머스크가 규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머스크를 옹호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머스크가 정부 인사와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머스크의 이러한 행보는 그의 사업과 정치적 영향력을 동시에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춰질 수 있다.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는 머스크의 개입이 지나치다는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머스크가 단순히 조언자의 역할을 넘어 트럼프 당선인의 결정을 주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은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에 긴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의 행보가 암시하듯,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 결정에서 머스크의 비전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머스크의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부와 기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머스크 간의 협력과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