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만불 찍은 다음날, 트럼프 ‘AI·가상화폐 차르’ 지명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내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디지털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 비트코인 정책과 관련 인사의 임명 소식이 맞물리며 이루어진 결과다. 이로써 비트코인은 2009년 출범 이후 15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쓰며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백악관의 ‘가상화폐·AI 차르’로 지명하며, 가상화폐와 인공지능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색스는 AI와 가상화폐 두 분야에서 미국이 글로벌 리더가 되도록 정책을 이끌 것”이라며 그의 역할을 강조했다. 색스는 가상화폐 산업의 법적 명확성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업계가 미국 내에서 번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색스는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도 이끌며 기술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인사로 꼽히는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이 차기 SEC 위원장으로 지명된 소식과도 연결된다. SEC의 새로운 리더십은 규제 완화와 더불어 가상화폐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언급한 점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며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비트코이너 축하한다! 우리는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비트코인의 급등은 단순히 경제적 이슈를 넘어, 트럼프의 새로운 경제 정책 기조와 맞물려 상징적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엇갈린 시선을 보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비트코인이 2025년 말까지 2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채택이 확대되고 공급이 제한적인 점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급등이 단기적인 심리적 요인에 불과하다는 신중론을 제기하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강조했다. 테조스 코인 창립자 캐슬린 브레이트먼은 비트코인이 특정 경제적 국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적하며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정책은 비트코인 시장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전반에 걸친 제도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규제 명확성과 법적 체계 마련은 가상화폐 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또한,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가상화폐의 입지를 강화하고 주류 금융 기관의 수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10만 달러 돌파는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의 위상을 재확인시켰으며, 이를 중심으로 한 시장 변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정책과 규제 개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