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또 수교국 잃나… 태평양 섬나라 노리는 中

팔라우는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의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인구 1만8000명 규모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는 2017년 중국의 대만 단교 요구를 거절한 이후 경제적, 외교적 보복을 당했다. 그러나 팔라우는 여전히 대만과의 의리를 지키고 있으며, 중국의 강력한 외교 압박에도 이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은 팔라우 정부 전산망에 대한 해킹과 배타적 경제수역(EEZ) 침범을 통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팔라우는 파푸아뉴기니에서 괌과 일본으로 이어지는 제2도련선에 위치해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중국 해군이 서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있어 팔라우는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요충지로 평가된다.

팔라우는 대만과의 수교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있다. 2017년 중국은 팔라우 단체 관광을 금지하며 보복에 나섰고, 이는 팔라우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관광이 GDP의 40%를 차지하는 팔라우에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치명적이었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5년 9만1000명에서 2020년 3300명으로 급감했지만, 팔라우는 대만과의 관계를 굳건히 유지했다.

팔라우의 입장은 중국과 수교한 다른 태평양 섬나라들과 대조적이다. 2019년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으며, 중국은 투자와 경제적 유인을 통해 이들 국가를 회유했다. 그러나 팔라우는 대만, 한국, 일본,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대만 라이칭더 총통이 팔라우를 포함한 태평양 수교국을 순방하며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라이 총통은 팔라우 의회에서 연설하고, 대만이 지원한 정부 건물 단지를 방문하며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양국은 공동 해상 구조 훈련을 실시하며 긴밀한 협력을 보여줬다.

대만은 팔라우뿐 아니라 다른 태평양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마셜제도에서는 의료 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고 장학금 기금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며, 투발루에서는 해저 케이블 건설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중국의 투자 공세에 맞선 대만의 외교적 노력으로 평가된다.

팔라우와 대만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은 대만보다 훨씬 큰 재정 지원 능력을 갖추고 있어 대만 수교국들의 경제적 유혹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팔라우와 같은 국가들은 대만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